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시작된 불안감
요즘 들어 밤에 잠을 자려고 누우면 자꾸 귀 근처에서 이상한 기계음 같은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혹시 환청 같은 심각한 정신적 증상인가 싶어서 덜컥 겁이 났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냥 귀에서 삐 소리가 나는 이명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최근 들어 회사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몸이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탓 같기도 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까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보라는 글도 많고, 스트레스성 긴장 증상일 수 있으니 조용한 곳에서 명상수업을 들어보라는 이야기도 자주 보였다. 머릿속이 여러 생각으로 복잡해지니까 오히려 밤에 잠은 더 안 오고, 낮에도 계속 정신이 멍한 상태가 며칠째 지속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며칠 푹 쉬면 나아지겠지 싶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퇴근길만 되면 가슴이 답답하고 귀에서 미세하게 윙윙거리는 소리가 멈추지 않아 슬슬 불안해졌다. 결국 내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뭐라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정신건강의학과와 심리상담센터 중에서 고민하던 과정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병원이었다. 약을 먹어서 당장 이 두통과 불안을 가라앉혀야 하나 싶어 노원역정신과나 본가 근처에 있는 청주신경정신과 쪽을 먼저 검색해봤다. 주말에 본가에 내려가는 길에 잠깐 진료를 받을까, 아니면 평일 퇴근길에 가기 편한 노원역 근처로 갈까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정신과에 가서 기록이 남는 것에 대한 막연한 찝찝함도 조금은 남아있었고, 처음부터 약물 치료를 덜컥 시작하는 게 과연 내 몸에 맞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우선은 내 마음속에 쌓인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심리상담치료 쪽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사설 심리상담센터의 가격을 알아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소문이 있어서 스마트폰 화면만 켜둔 채로 한참 동안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주말을 이용해 찾아갔던 인천마음편한병원 방문 기록
결국 직장 동료가 예전에 마음이 힘들 때 가본 적이 있다며 지나가듯 추천해준 인천마음편한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생각보다 인기가 많은 곳인지 예약 대기 시간이 꽤 길었고, 거의 2주를 기다린 끝에 주말 오전으로 겨우 첫 상담 일정을 잡을 수 있었다. 위치는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골목길을 따라 한 10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 조금은 외진 곳에 있어서 찾아가기가 살짝 번거로웠다.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찬 바람을 맞으며 찾아갔는데, 병원 대기실에 들어서니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들려왔다. 그 음악 소리가 마음에 평온을 주기보다 오히려 나를 더 팽팽하게 긴장하게 만드는 기분이 들었다. 접수처에서 건네받은 간단한 사전 자가진단 질문지를 작성하면서도, 이 뻔한 문항들로 내 복잡한 머릿속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들었다.
제주명상 체험 프로그램과의 비용 및 접근성 비교
진료를 기다리는 대기실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계속 다른 선택지들을 찾아보게 되었다. 요즘 들어 SNS에서 지인들이 종종 올리던 제주명상 체험 프로그램이나 며칠 동안 산속 절에 들어가서 마음을 비우고 오는 템플스테이 같은 대안들도 자꾸만 눈에 밟혔다. 하지만 당장 제주도까지 비행기를 타고 내려가서 2박 3일 동안 진행되는 명상 코스에 참여하려면 차비와 프로그램 참가비까지 합해 최소 30만 원에서 40만 원의 예산은 금방 깨질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평범한 직장인 입장에서 연차를 쓰고 일정을 맞추는 것도 꽤나 큰 부담이었다. 반면에 여기서 1회 상담을 받는 비용은 50분 기준으로 대략 8만 원 선이었기에 당장 비용이나 시간 면에서는 근처에 있는 센터를 다니는 것이 현실적인 타협안처럼 느껴졌다.
막상 상담실에 앉아 마주했던 50분간의 어색한 공기
이윽고 내 이름이 불려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마주 앉은 상담사 앞에서 무슨 이야기부터 꺼내야 할지 몰라 몇 분 동안은 단어만 맴돌며 횡설수설했다. 상담사는 내 엉킨 말들을 묵묵히 들어주며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여 주었지만, 내 사적인 고민이나 부끄러운 감정들을 남에게 고스란히 꺼내놓는 과정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어색함과 피로감을 주었다. 정해진 50분이라는 시간 안에 내 일주일치 고민을 다 털어놓아야 한다는 묘한 압박감 때문에 자꾸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게 되었고, 말을 하면서도 상담사가 원하는 모범적인 답변을 내가 억지로 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묘한 이질감마저 들었다.
상담을 몇 번 받고 나서도 여전히 개운하지 않은 기분
그 이후로도 몇 차례 더 주말 시간을 내어 상담실을 찾았지만, 내 기대와는 달리 마음이 엄청나게 가벼워졌다거나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었다는 느낌은 크게 받지 못했다. 귀에서 울리던 미세한 소리도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신기하게 괜찮다가도,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크게 받고 퇴근하는 날에는 다시 삐 소리가 나며 머리가 아파왔다. 완전히 돈 낭비를 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주변에 꼭 가보라고 추천할 만큼 확실한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기분이 참 애매하다. 비용은 계속 나가는데 언제까지 이 상담을 더 받아야 내 마음속 찌꺼기들이 사라질지 알 수 없어 여전히 답답한 마음이 남는다.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지면 차라리 진짜 연차를 길게 쓰고 제주도에 가서 바람이나 쐬고 올까 하는 생각만 머릿속을 맴돌 뿐이다.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오히려 긴장감을 더 키웠다는 점이 흥미로웠네요. 팽팽한 긴장감이 계속되면서 머리가 아프다니, 마음을 다스리는 것만큼 신체적인 반응도 중요한 것 같아요.
밤에 귀 소리 겪으시는 분들 많으시죠. 이명인지 아닌지 확신이 안 들 때, 잠시 귀 마사지하거나 백색 소음을 틀어보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