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뉴스에서 요양보호사가 치매 수급자의 출퇴근 기록을 조작했다는 소식을 봤다. 기사 내용이 좀 황당했는데, 요양보호사가 수급자를 데리고 20분 넘게 떨어진 곳까지 마트나 바닷가를 돌아다니면서 마치 실내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한 것처럼 태그를 찍었다는 거다. 심지어 신발장 문짝을 차에 싣고 다니면서 근무 시간을 부풀렸다니, 이걸 보고 있자니 예전에 알던 분이 떠올랐다. 단순히 돈 문제로만 보이지 않는 구석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치매 환자를 돌본다는 것의 모호함
치매 증상이 심한 분들은 실내에만 있으면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다. 보호자들은 환자가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면 요양보호사에게 부탁하곤 하는데, 그게 어디까지가 ‘돌봄’이고 어디부터가 ‘개인적인 볼일’인지 참 애매하다. 기사에 나온 요양보호사도 아마 처음에는 수급자가 답답해하니까 바람 좀 쐬어주자는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선을 넘어서 근무 기록까지 조작하게 되면, 결국 제도의 근간이 흔들리는 거니까. 법원 판결을 보면서도 ‘환수 정당’이라는 결론이 당연하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현장의 혼란스러움이 그려져서 마음이 복잡했다.
기록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의 한계
병원이나 시설을 선택할 때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사실 몇 안 된다. 정신건강의학과 비용이 얼마인지, 안산이나 부천 같은 곳에 신경정신과 시설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찾아봐도 사실상 ‘기록’과 ‘가격’만 남는다. 서울의 요양병원들이 치매 검사를 어떻게 하는지 수치를 따져봐도, 막상 현장에서 요양보호사나 간병인이 어떤 방식으로 정서적 케어를 하는지까지는 알기가 힘들다. 수급자 기록 하나에 수만 원의 급여가 오가는 시스템인데, 그 안에 담긴 시간의 질을 어떻게 확인하겠나.
가족의 불안과 요양병원의 폐쇄성
가끔 들리는 이야기 중에는 가족 간의 갈등으로 고모나 할머니를 치매라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고 돈을 빼돌렸다는 흉흉한 소문도 있다. 사실인지 확인하기도 어렵고 그저 소문으로만 돌 뿐이지만, 요양병원이라는 공간 자체가 한 번 들어가면 외부와의 연락이 차단되기 쉽다는 인식이 있어서 더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것 같다. 폐쇄된 공간에서 누군가의 시간을 기록하는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상황을 왜곡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뉴스 속 조작 사례와 겹쳐지면서 영 개운치가 않았다.
우리가 감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결국 요양보호사 한 사람의 양심이나 관리자의 감독에 기댈 수밖에 없는 걸까. 3740만 원이라는 환수 금액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그 돈을 갚아낸다고 해서 훼손된 신뢰가 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 치매 환자 한 명을 24시간 돌보는 일은 육체적으로도 엄청난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하지만 그 고단함이 부정한 방법으로 기록을 조작해도 된다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이런 일을 접할 때마다 결국은 보호자가 더 깐깐하게 챙겨야 하나 싶다가도, 막상 당사자가 되면 그게 얼마나 지치는 일인지 알기에 더 답답해지는 거다.
여전히 남는 씁쓸함
뉴스를 끄고 나서도 한동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세상은 갈수록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만들려고 하는데, 정작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아주 고전적인 방식으로 허점을 찾아내고 있다. 요양병원에 계신 어르신들은 본인의 시간이 어떻게 기록되고 있는지, 혹은 누구와 어디를 다녀왔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들의 시간을 증명할 사람이 보호자뿐인데, 그 보호자조차 바쁜 일상 때문에 확인을 소홀히 하게 되는 악순환. 어딘가 조금씩 어긋나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당장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는 도통 모르겠다.

수치 따지는 것 자체가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환자의 정서적 상태를 숫자로 제대로 파악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테니까요.
정신과 시설 정보만 챙기는 게 답답하네요. 기록의 질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으면, 환자 케어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