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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목이 뻐근하다 못해 머리가 깨질 것 같아서 정신과에 다녀왔다

처음에는 단순히 어깨가 뭉친 줄 알았다

한 달 전부터인가, 오른쪽 뒷목부터 시작된 통증이 정수리까지 올라오는 느낌이 계속됐다. 그냥 회사 일이 많아서 어깨가 많이 뭉쳤나 보다 싶었다. 처음엔 동네 근처 한의원에서 침도 맞아보고 물리치료도 받았는데, 신기하게 치료받은 그날 오후만 좀 나아졌다가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원상복구였다. 침을 맞으러 가는 비용이 회당 1만 5천 원 정도였으니 벌써 십만 원은 훌쩍 넘게 썼을 거다. 이게 낫기는 하는 건가 싶은 의구심이 들기 시작할 무렵, 일상생활이 좀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컴퓨터 모니터를 30분만 봐도 눈이 빠질 것 같고, 머리가 욱신거려서 집중이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쩌다 보니 정신과 문을 두드리게 된 이유

사실 처음부터 정신과를 가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동료들이 하도 ‘그건 거북목 문제일 수도 있지만 스트레스성 두통일 확률이 높다’고들 해서 반신반의하며 찾아봤다. 검색해보니 두통한의원도 많고 편두통 전문 병원도 많았는데, 이상하게 내 마음은 그런 곳들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스트레스원을 해결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회사 근처에 있는 신경정신과를 예약했다. 예약하는 것 자체가 일이었다. 평일 점심시간에는 예약이 꽉 차서 연차를 하루 내고 오전 10시에 방문했다.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나 말고도 평일 오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낯설고 충격적이었다.

3분 진료와 5만 원의 진료비

진료실 안으로 들어가니 선생님은 생각보다 무덤덤했다. 내가 그동안 겪었던 통증의 양상과 잠을 잘 못 자는 상황을 이야기했다. 진료 시간은 체감상 5분도 안 걸린 것 같다. 긴장성 두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특별한 검사를 하지는 않았고 간단한 문진과 설문지를 작성했는데, 그 설문지에 체크를 하다 보니 내가 생각보다 더 많이 무너져 있었다는 걸 그때야 알았다. 약을 처방받았는데, 이름도 어려운 항불안제 계열의 약이었다. 진료비와 약값을 합쳐서 거의 5만 원 정도가 나갔다. 이게 정말 나을까 싶어 약봉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약국에서 약사님이 ‘졸릴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라고 말하는데, 어쩐지 그 말이 조금 위로가 됐다.

약을 먹어도 해결되지 않는 묘한 찝찝함

약을 일주일 정도 먹어보니 확실히 뒷목을 조여오는 듯한 긴장감은 조금 줄었다. 그런데 머리가 아픈 건 여전하다. 아니, 정확히는 통증의 강도는 줄었는데 멍한 느낌이 하루 종일 지속된다. 오후가 되면 몸이 가라앉는 것 같아서 일을 하다가도 자꾸만 멍하니 창밖을 보게 된다. 약을 먹으면 덜 아프긴 한데, 이게 내 스트레스 원인을 제거해주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사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여전히 눕고만 싶고, 주말이 되어도 딱히 활력이 생기지 않는다. 결벽증처럼 방 안을 정리해야 마음이 놓이는 습관도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은데, 병원에서는 그런 부분까지 자세히 상담해주지는 않는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 같은 일상

병원에서는 2주 뒤에 다시 오라고 했다. 그런데 솔직히 다시 가야 할지 고민이다. 약을 먹는 게 답인 것 같으면서도, 근본적으로는 일을 줄이거나 환경을 바꿔야 하는 거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다. 요즘은 두통이 찾아올 때마다 ‘오늘 운세가 안 좋아서 그런가’ 싶어 띠별 운세를 찾아보는 웃지 못할 짓도 한다. 어제는 또 어깨가 뻐근해지길래, 그냥 5천 원짜리 근육 이완제를 사 먹어볼까 하다가 말았다. 몸은 정직하다는데, 내 마음은 왜 이렇게 복잡하고 꼬여있는 건지 모르겠다. 오늘 밤은 제발 약 없이도 편하게 잠들었으면 좋겠는데, 또 침대에 누우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겠지.

“뒷목이 뻐근하다 못해 머리가 깨질 것 같아서 정신과에 다녀왔다”에 대한 3개의 생각

  1. 약 먹고 좀 나아진 것 같긴 한데, 멍한 느낌이 계속되면 스트레스 자체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저도 가끔 그런 느낌이 들 때 방 정리하니까 좀 괜찮아지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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