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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서 상담심리 책을 뒤적이다가 그냥 나왔다

어제는 퇴근길에 큰 서점에 들러서 상담심리사 자격증 관련 서적들을 한참 훑어봤다. 사실 작년부터였나, 막연하게 대학원에 진학해서 상담심리 공부를 해볼까 싶은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거든. 인하대 교육대학원 모집 요강도 대충 인터넷으로 보고, 청소년상담사 2급 시험 일정 같은 것도 캘린더에 적어두긴 했는데 막상 두꺼운 전공 서적들 앞에 서니까 이게 정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길인가 싶더라. 학은모 같은 곳에서 학점 은행제 이야기를 읽을 때만 해도 ‘아,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싶었는데, 책장에 꽂힌 두꺼운 심리학 개론서들을 보니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자격증의 종류와 끝없는 공부의 굴레

공부를 시작하려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지 기준이 안 잡힌다. 임상심리사 1급은 2급을 따고 경력을 채워야 한다는데, 당장 내 상황에서는 2급 응시 자격 맞추는 것도 벅차 보였다. 게다가 정신건강임상심리사니 뭐니 보건복지부에서 규정이 계속 바뀌는 뉴스들을 보면, 어설프게 시작했다가 나중에 자격증 하나로 일을 할 수는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상담 분야는 경력을 쌓는 게 핵심이라는데, 대학원까지 가야 하는 건지 아니면 미술치료사 자격증 같은 걸 먼저 따서 맛보기라도 해봐야 하는 건지 방향을 정하기가 참 어렵다. 돈은 돈대로 들고 시간은 시간대로 걸릴 텐데 말이다.

대검찰청 공고를 보며 든 생각

며칠 전에는 대검찰청에서 연구사를 모집한다는 기사를 봤다. 임상심리분석 분야라는데, 자격 요건을 보니 1급이나 2급 취득 후에 3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런 공고를 볼 때마다 ‘언제 저기까지 올라가나’ 싶은 무력감이 먼저 든다. 요즘은 한국장학진흥원 같은 곳에서 무료 수강 이벤트도 많이 하던데, 그런 자격증들이 과연 실무에서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물론 이직 경쟁력을 쌓으려는 현직자들도 듣는다고는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왠지 모르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상담센터 문턱은 높고 마음은 답답하고

주변에 심리상담센터를 찾아봐도 비용이 보통 한 회기당 8만 원에서 15만 원 사이더라. 나도 상담을 받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가격 보고는 그냥 닫아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수요는 엄청나게 많은데 공급은 여전히 전문성 논란이나 자격 체계 문제로 시끄러우니, 이 분야에 발을 들이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 갑갑한 노릇이다. 영동군청에 계신 분처럼 국가기술자격증을 51개나 따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나는 왜 이렇게 하나 결정하는 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기분

오늘도 서점에서 책 몇 권을 집어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상담심리대학원 등록금은 또 왜 그렇게 비싼지. 입학해서 졸업하고 교원자격증까지 따는 과정이 최소 2~3년은 걸릴 텐데, 직장 다니면서 병행하는 게 가능한지도 확실하지 않다. 다들 상담심리사가 되는 법을 검색할 때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는지 궁금하다. 정말 사명감 하나로 시작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전문 자격증 하나 있으면 마음이 든든할 것 같아서 시작하는 건지. 나는 아직 후자에 가까운 것 같아서 선뜻 발을 떼기가 무섭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냥 카페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면서, 이런 고민이 정말 필요한 건지 아니면 단순히 지금 삶이 피곤해서 도망치고 싶은 건지 한참 생각했다. 내일은 또 출근해야 하니까 일단은 덮어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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